서산시의회를 비롯한 충남지역 시·군 의회가 시군의원들의 겸직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자치법에 의해 공개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천안아산경실련)에 따르면 논산·서산시의회, 부여·예산·청양군의회 등 5곳이 지난 1년 동안 의원들의 겸직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충남도의회와 천안·아산시의회 등 11곳은 연간보수 수령액을 제외한 채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자치법 제43조 4항에 따라 지방의회 의장은 의원들의 겸직신고 내용을 연 1회 이상 해당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지난달 26일 각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의원들의 겸직 현황 공개 여부를 점검한 뒤 겸직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은 의회에 대해서 사유와 공개이행 계획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각 의회는 천안아산경실련으로부터 미공개 사유를 묻는 질의서와 연간보수수령액 신고내역 공개를 위한 정보공개 청구를 받고서야 겸직 현황 등을 뒤늦게 공개했다.
확인 결과 공주·논산·당진시의회 등 8곳은 연간 보수수령액을 포함한 겸직현황을 공개한 반면, 천안·아산시의회 등 7개 시군 의회는 의원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로 겸직현황만 공개하고 보수액은 비공개했다. 충남도의회는 의원 이름을 익명 처리한 채 보수액을 공개했다.
공개된 겸직현황을 보면 충남도의회는 11명의 도의원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단체나 기업체 등에 겸직을 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기초의회 중에서는 천안시의회가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아산시의회와 논산시의회가 각각 6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의원겸직 현황 공개는 법률로 명시돼 있지만 공개 방법이나 시기 등을 규정하지 않은 후퇴한 조례로 임의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방의원 겸직을 자진 신고로 하게 돼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게다가 지방의회 관련 조례에 겸직 신고서가 허위인지 누락된 것이 있는지 등을 심사·검증할 장치가 대부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특정 겸직 행위가 상임위원회 직무 관련 영리행위 금지 등 의무를 위반한다고 인정될 때에는 겸직 사임을 권고하게 돼 있다.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신고와 공개제도가 취지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의원겸직 현황에 대한 공개범위와 방법, 시기 등을 명료하게 하는 '윤리강령 및 실천조례'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