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4년 전 오늘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과 혐오를 없애버리겠다”며 밝게 웃던 청년을 떠나보냈습니다. 호쾌한 기백이 넘쳤던 귀한 이를 끝내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국가를 지키는 군인이고 싶어 했던 그를 국가는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변함없는 대한민국 군인”이라며 “군과 나라를 위해 복무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고자 했던,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자 했던 청년을 오직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 탓에 잃은 이 비극을 우리는 오래도록 기억해야 합니다.
작년 변희수 하사의 순직 인정과 변 하사의 현충원 안장은 늦었지만 뜻깊은 결과입니다. 다양한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의 시민들이 군을 비롯한 직장에서 차별 없이 평등하게 근무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에 빛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변 하사의 용기가 결코 헛되지 않도록 싸울 책무가 우리에게 남아있습니다. “성소수자를 배척하지 않고 포용하는 군”이라는 그의 꿈을 기필코 우리가 이루어 냅시다. 견실했던 한 청년의 죽음을 가슴에 새기며 녹색당도 평등과 존엄의 길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2025년 2월 27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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